2013년 [2차 캠페인] 필리핀 이바바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 반친소개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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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친소개&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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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다 친구야 
 

2012년 9월부터 잠자는 가방을 모아 

지구촌 친구들에게 책가방을 선물하는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입니다. 

전국의 시민들로부터 가방을 기부 받아 가방이 필요한 곳에 전달하고 있습니다. 


* 2012년-2018년까지 한겨레신문 '육아사이트 베이비트리'와 함께 캠페인을 펼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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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게시판]

2013년 [2차 캠페인] 필리핀 이바바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반갑습니다!

<반갑다 친구야>(반친)가 필리핀에 가서 그곳 친구들에게 여러분이 모아준 가방을 직접 건네고 왔습니다. 지난해부터 캠페인을 벌여 몇몇 단체를 통해 지구촌 친구들에게 가방을 전했지만, <반친>이 직접 가방을 건네기는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이번에 반친이 만난 친구들은 필리핀 케손주 아떼모네 지역에 있는 카리다드 이바바초등학교 어린이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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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피나코>와 우정을 나누는 행사에 함께 하고 있는 이바바초등학교 아이들 모습.

작은 어촌마을에 있는 이 학교는 <아시아평화인권연대>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필리핀 공동체 **<사피나코>가 3년째 후원을 하고 있는데, 올해는 반친이 준비한 가방에 <사피나코>가 학용품을 넣어 함께 전달했습니다.

 <반친>은 기증받은 가방과 원복, 학용품, 인형 등을 4월에 이미 사피나코를 통해 먼저 배편으로 필리핀에 보냈고, 현지에 있는 <사피나코> 회원들이 물품을 찾아 미리 선물을 준비해두었습니다. 학교로부터 학생들의 명단을 건네받아 학년별, 성별로 아이들에게 줄 가방과 인형, 학용품을 골라 가방에 한 가득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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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서 이주노동자로 일하다 필리핀으로 돌아와 살고 있는 <사피나코> 회원이 몰고 다니는 지프니에 <반친>이 보낸 가방 상자가 빼곡이 실려있다.

지난달 25일 오전, 이바바 아이들 400여명은 방학중인데도 학교에 나왔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학교를 찾아온 <사피나코> 회원들을 만나려고 학생들 뿐만 아니라 동네 어른들과 아이들까지 와있었습니다. 멀리 한국에서 온 손님들이 궁금해 아이에게 젖을 물린 채 행사를 구경하러 온 아기 엄마도 눈에 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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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용품이 가득 든 가방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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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바바초등학교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나눠 줄 가방을 정리하고 있다. 이 학교 교장 선생님이 가방과 학용품을 살펴보는 모습.

이 학교 선생님이 진행을 맡아 <사피나코>와 이바바 아이들이 우정을 나누는 행사가 시작됐습니다. 타갈로그어로 교장 선생님의 환영사와 <사피나코>의 방문 인사가 끝난 뒤, 아이들에게 가방을 전하는 순서가 돌아왔습니다. 

가방을 단상에 올려 학년별로 정리하는 동안 <반친>은 기증받은 머리핀과 머리띠를 여학생들에게 하나씩 나눠줬습니다. 머리핀 등은 어느 분이 손으로 하나하나 만들어서 보내주셨는데, 이 학교 여학생들 뿐 아니라 구경 온 이웃 아이들에게도 하나씩 나눠주고 남을 만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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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분이 손으로 직접 만들어 보내주신 머리핀과 머리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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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사를 구경 온 마을 꼬마가 머리끈을 선물받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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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친> 회원이 여자 친구에게 머리띠를 해주는 모습.

머리핀 보다는 크고 화려한 리본이 달린 머리띠가 인기가 많았습니다. 아이들의 윤기 나는 머리카락에 알록달록한 리본과 머리핀이 참 잘 어울렸습니다.

드디어 가방을 전달하는 순서가 돌아왔습니다. 
<반친> 회원들이 가방을 직접 메어주면 좋겠다고 해서 그러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학년별로 한 명씩 대표로 가방을 메어주고 끝날 거라는 예상을 깨고, 학교 선생님이 400여명의 아이들 이름을 한 명씩 불러 차례로 단상에 오르게 했습니다. 아이들 모두에게 가방을 직접 메어주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양철 지붕으로 겨우 햇볕만 가린 시멘트 바닥에 앉아있는 아이들은 더위를 견디며 순서를 기다리느라 힘들어보였습니다. ‘이런 무더운 날씨에  굳이 이렇게 할 필요가 있을까? 아이들에게 가방만 전달되면 되지, 이런 형식적인 행사가 필요할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만, “아이들에게 그만큼 특별한 선물이고, 학교에서 형식을 갖춰 전달하고 싶어한다”고 <사피나코> 회원들이 설명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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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학년 아이들에게 나눠 준 우리나라 유치원 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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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나눠 줄 가방을 단상 위에 나란히 정리해놓고 있다.

<반친> 회원들이 어깨에 가방을 걸어주자, 대부분의 아이들은 수줍어 옅은 미소만 살짝 보여주고 자리로 돌아갔습니다. 더러 용기를 내 “땡큐”라고 속삭이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가방이 제각각 다른 디자인이다 보니, 가방이 마음에 들어 흡족해 하는 아이들도 있고 눈짓으로 마음에 드는 가방을 가리키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그럼 <반친> 회원들이 그 가방을 얼른 가져다 아이의 어깨에 메어 주었습니다. 어떤 아이는 받아간 가방을 다시 들고 나왔길래 다른 가방으로 바꿔줬더니, 잽싸게 바꿔 메고는 환하게 웃으며 자리에 앉았습니다. 당당하고 똑부러지게 의사표현을 하는 것 보다 빙빙 돌려 수줍게 속내를 보이는 아이들이 귀여웠습니다.

자기 자리로 돌아가 가방을 열어 본 아이들은 그 안에 든 학용품과 인형을 꺼내보며 그제서야 입을 크게 벌려 웃었습니다. 특히 1,2,3학년 아이들에게는 이번 캠페인 때 모인 인형을 하나씩 넣어줬는데 인기가 대단했습니다. 인형을 껴안고 볼에 부비며 좋아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어른들까지 절로 웃게 만들었습니다. 친구들끼리 서로 가방을 견줘보며 신이 나 뛰어다니고, 똑같은 가방을 받은 아이들 몇몇은 좋아라하며 모여서 깔깔대기도 했습니다. 한 학년에 서너명씩은 엄마가 대신 단상에 올라 가방을 받아가기도 했고, 이날 참석하지 못한 아이들의 가방은 행사 뒤 따로 전하겠다며 담임 선생님이 챙겨두기도 했습니다. 

행사를 지켜보던 동네 아이들에게도 머리핀을 꽂아주고, 인형을 나눠주기도 했습니다. 학교 선생님들은 ‘기준’을 정해 아이들 형편을 살펴서 가방을 나눠줬기 때문에 즉석에서 동네 사람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는 일은 반기지 않았지만, 인형을 갖고 싶다고 달려온 아이들을 그냥 돌려보낼 수 없어 몰래 건네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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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가방을 선물받은 아이들의 모습.
 
꼬박 1시간 넘게 가방을 다 전한 뒤 <사피나코>가 준비한 점심을 나눴습니다.
아이들은 집에서 각자 접시와 숟가락을 들고 왔고, 밥과 닭고기볶음을 차례로 받아 갔습니다. 받자마자 걸어가며 밥을 먹는 아이들도 있고, 행사 내내 한 켠에서 기다리던 동생을 데려와 동생에게 밥을 먼저 먹이는 의젓한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밥을 먹으면서도 선물받은 가방은 어깨에서 내려놓지 않았습니다.

맛있게 밥을 먹는 아이들 틈에 두 여자아이가 눈에 띄었습니다. 둘 다 맨발이었습니다. 학교에 다니는 언니가 밥을 받아 어린 여동생을 데리고 집으로 가는 모양이었습니다. 기증받은 새 신발과 옷을 여행가방 세 개에 가득 담아 들고 간 터라 얼른 신발을 가지고 뒤따라갔습니다. 신발을 내밀었더니 9살쯤 돼보이는 언니는 얼른 받아신었습니다. 흙 묻은 오른쪽 엄지발가락에서는 피가났는데 닦아 줄 틈도 없이 신발을 신었습니다. 조심스럽게 다가갔지만, 동생은 낯선 사람들이 신발을 신겨주려하자 놀랐는지 인상을 찌푸리며 뒷걸음질쳤습니다. 언니가 동생 신발과 옷 두 벌을 모두 들고 동생 손을 잡고 집으로 갔습니다. 고맙다는 말도 없었고, 미소조차 보이지 않았지만, 언니는 걸어가면서 한번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봤습니다.

가방을 나눠주고 점심식사까지 마친 뒤 이 학교 선생님들과 <사피나코>, <반친> 회원들이 모여앉아 짧은 인사를 나눴습니다.
교장선생님은 거듭 감사하다는 말씀을 하시며, “전교생이 500명이 좀 넘는데 내년에는 모두에게 가방을 선물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 보셨죠?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이 곳곳에 많겠지만 저희 학교에 꾸준한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습니다. 내년에도 오실거죠?” 선생님들은 <사피나코> 회원들로부터 “꼭 오겠다”는 약속을 받고는 일어나 다같이 박수로 고마움을 표했습니다. “여러 학교를 조금씩 후원하는 것보다 이 학교 아이들의 생활에 뭔가 긍정적인 변화가 생길 수 있도록 꾸준히 도움을 주고 싶다”는 것이 <사피나코> 회원들의 생각입니다. 이들은 교실이 모자라 유치부 아이들은 운동장에서 수업을 해야하고, 선풍기조차 없는 교실을 보면서 “해주고 싶은 게 너무 많다”며 안타까워합니다.

<반친>도 해마다 <사피나코>를 통해 여러분이 모아준 가방을 이바바 아이들에게 전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아, 그리고 여러분이 보내준 가방 가운데 새 여성용 가방만 골라서 이 학교 선생님들에게 건넸더니, 아이들처럼 기뻐했습니다. 적은 월급으로 생활이 빠듯해 아르바이트까지 한다는 선생님들에게 좋은 선물이 되었습니다.

두 달 전 쯤 <아시아평화인권연대>로부터 이바바 아이들을 만나러 함께 가자는 제안을 받았을 때만 해도 ‘가방 전해주러 비싼 항공료를 내고 필리핀까지 가는 게 옳은 일일까’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될까 우려했던 겁니다. 

이바바 아이들과 눈인사를 주고받으며 어깨에 가방을 직접 메주고 돌아 온 지금은 ‘참 잘 다녀왔다’는 얘기를 자신있게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좀 더 깨끗하고 좋은 가방들을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상대적으로 덜 깔끔한 가방을 줄 때는 미안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요즘 <반친> 회원들은 여러분이 보내주신 택배 상자를 받아서 가방 하나하나를 정리하는 일을 하면서 더 즐겁고 힘이 납니다. 눈 속에, 마음 속에 담아 온 아이들 얘기를 나누며 다가올 여름방학 때 해외로 자원봉사를 떠나는 대학생들이 들고 나갈 가방을 신나게 포장하고 있습니다. 

**<사피나코>는 현재 부산, 경남지역에서 일하고 있는 필리핀 이주노동자들과 이 지역에서 이주노동자로 일하다 필리핀으로 돌아가 살고 있는 필리핀 사람들이 함께 꾸려가는 공동체입니다. 2009년 태풍, 홍수 피해를 입은 필리핀 사람들을 돕기 시작해 장학사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아, 그리고 한 가지. 여러분~ 아이들 옷은 전달하기가 쉽지 않아서 지금은 가방만 모으고 있습니다. 주위에 옷을 보내주시려는 분들에게 꼭 말씀 전해주십시오.
글·사진 <반갑다 친구야>

*2차 캠페인이 마감되었으나 가방과 옷을 보내주고 계신데요.
옷은 해외로 보내는 데 어려움이 많아 받지 않고 있습니다. 
아이들 옷과 신발, 어른 옷은 보내지 않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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